16년째 강남역을 지키는 스시야
강남역 근처에서 무려 16년간 운영 중인 스시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곳이 바로 스시도온이다. 강남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150m 거리, 서초트라팰리스 2층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정말 좋았다. 오래된 노포라고 하면 허름한 느낌을 상상하기 쉬운데, 실제로 가보니 건물 2층 전체가 깔끔하고 단정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첫인상부터 만족스러웠다.
매장은 카운터 오마카세 자리와 다양한 크기의 룸으로 나뉘어 있는데, 역시 스시는 셰프님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먹는 다찌(카운터) 자리가 제맛이라 카운터에 자리를 잡았다. 기본 세팅부터 눈길을 끌었는데, 물고기 모양의 간장종지가 유독 귀여워서 사진부터 찍게 되더라.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런치 오마카세, 6만원대에 21피스
이날 주문한 메뉴는 런치 카운터 오마카세, 인당 6만 5천원이었다. 강남역이라는 입지와 16년 노포라는 명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코스를 다 받아보니 강남역 오마카세 치고 정말 퀄리티가 좋다는 인상이었다. 사시미, 츠마미(곁들임), 식사, 장국, 디저트까지 전체 구성이 알차게 짜여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앵콜스시 서비스였다. 코스가 끝날 때쯤 단새우+우니 혹은 오도로 중에서 추가로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날은 우니가 제철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도로를 추가로 받았다. 런치 가격에 앵콜스시까지 두 피스나 더해주는 구성은 흔치 않아서, 코스가 끝난 후에도 배가 든든하게 찼다.
코스 하이라이트 — 오도로, 전어, 고등어봉초밥
코스는 차완무시 대신 나온 차가운 단호박스프로 시작해 스이모노(맑은장국), 농어 사시미, 전복술찜 게우소스로 이어졌다. 스이모노는 오징어완자와 참나물, 유자껍질, 버섯이 들어가 따뜻하고 담백한 국물이 입을 정돈해주는 역할을 했고, 전복술찜의 게우소스(전복내장소스)는 녹진하면서 바다향이 진하게 느껴져 개인적으로 취향에 딱 맞았다.
스시 파트에서는 도미, 방어, 전어(코하다), 오도로(스페인산 참다랑어대뱃살) 순으로 나왔다. 방어는 마침 잿방어에서 여름방어로 넘어가는 시기라 소금만 얹어 먹었을 때 풍미가 좋았고, 전어는 선도가 좋아 비늘 색이 예쁠 정도였다. 이날의 원픽은 단연 오도로였는데, 입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움과 참치 특유의 단맛이 살아 있어 소금만 살짝 올려 먹었을 때 가장 맛있었다.
이 외에도 지라시스시 위에 올라간 이꾸라(연어알), 크기가 어마어마했던 유부 속 차가운 네기도로, 짜지 않게 절인 참치등살 아까미 쯔케, 단새우와 우니, 아부리로 불향을 입힌 고등어봉초밥까지 다양한 구성이 이어졌다. 특히 바다장어는 일반적인 쫄깃한 식감과 달리 크리미하고 폭신한 식감이라 앵콜을 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인상에 남았다.
면 요리와 디저트까지 알찬 마무리
식사 파트에서는 나츠카시 면을 사용한 우동이 나왔는데, 밀가루 전분을 알파화하여 만든 면이라 삶은 뒤에도 쉽게 붇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일반 우동면보다 훨씬 쫄깃해서 배가 부르지만 않았다면 한 그릇을 다 비웠을 정도였다.
디저트로는 달달하고 촉촉한 계란찜 스타일의 교꾸, 흑미로 만들어 은은한 팥향이 나는 쌀알아이스크림이 나왔고, 마지막은 자스민차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코스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높고 순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짧은 런치타임임에도 제대로 된 오마카세를 즐긴 느낌이었다.
예약, 주차, 콜키지 정보
스시도온은 전화 또는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카운터석 외에도 다양한 크기의 룸이 마련되어 있어 인원수나 자리 성격에 맞게 예약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매장 운영시간은 월~토 11:30~21:30이며, 매주 일요일은 정기 휴무이니 방문 전 요일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주차는 서초타운트라팰리스 지하 2층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대중교통이 아니어도 방문이 어렵지 않았다. 와인이나 사케를 따로 챙겨가고 싶다면 콜키지도 가능한데, 병당 3만원의 콜키지 차지가 붙는다. 강남역 근처에서 격식 있는 자리나 소중한 사람과의 식사 자리를 찾는다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만큼 검증된 스시도온을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