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 골목 안쪽, 인덕상점을 찾아가는 길
옥수역 7번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10분 정도 걸으면 금호동 와인바 인덕상점에 닿습니다. 그런데 이 근처를 처음 가보시는 분들이라면 살짝 헤맬 수도 있어요. 길을 하나 건넌 다음 파파존스가 보이는지를 잘 확인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파파존스 매장이 눈에 들어오면 그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큰길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라 간판만 보고 걷다가는 지나치기 쉬운데, 파파존스를 기준점으로 삼으면 훨씬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어요.
건물에 도착해서 2층으로 올라가면 인덕상점의 문이 나옵니다. 겉에서 보기엔 평범한 건물인데, 막상 올라가보면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져서 반전 매력이 있는 곳이었어요.
다락방 같은 분위기의 2층 공간
2층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드는 인상이 '다락방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아늑하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라 파인다이닝 특유의 격식 있는 느낌보다는 편안하면서도 특별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와인이나 샴페인 시음회 같은 행사도 종종 열리는 것 같더라고요. 단순히 코스 요리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도 활용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조명이나 좌석 배치도 아늑해서 연인과의 데이트나 소규모 모임 자리로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옥수동, 금호동 근처에서 이런 숨은 공간을 발견한 느낌이라 더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메뉴 구성과 콜키지, 와인리스트
인덕상점의 코스는 하프코스 4디쉬(12만원), 하프코스 6디쉬(18만원), 풀코스 9디쉬(25만원)로 나뉩니다. 저희는 4디쉬로 구성된 하프코스를 주문해서 둘이 나눠 먹었어요.
와인리스트도 꽤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서 매장에서 와인을 고를 수도 있지만, 콜키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저희는 평소 좋아하던 이 라우리 줄리아 샤르도네를 직접 챙겨가서 곁들여 마셨는데, 코스 요리와 궁합이 잘 맞았어요.
콜키지가 가능한 파인다이닝이 흔치 않은데, 좋아하는 와인을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4디쉬 하프코스, 하나씩 뜯어본 맛
첫 번째로 나온 요리는 채소테린이었어요. 테린은 프랑스 전통 방식으로 고기나 내장을 으깨 묵의 형태로 굳힌 요리인데, 인덕상점에서는 기름을 넣지 않고 조리해 신선한 느낌을 살렸다고 해요. 양상추, 호박, 가지, 파프리카 등 다양한 채소를 활용했고, 된장과 계란노른자 소금으로 짭짜름하면서도 신선한 맛을 냈습니다. 보통 닭발편육 같은 질감을 떠올리게 되는데, 훨씬 건강하고 산뜻한 느낌이었어요.
두 번째 디쉬는 복어정소(이리) 리조또였습니다. 바다의 우유, 생크림이라 불리는 복어 이리를 활용했고, 여기에 부이야베스(생선육수 기반의 프로방스 지방 국물요리)를 더해 만든 리조또였어요. 부이야베스는 '팔팔 끓는다'는 뜻의 부이(bouillir)와 '낮은 불로 자작하게 끓이다'라는 뜻의 아베쎄(abaisser)가 합쳐진 말로, 세계 4대 스프로도 꼽히는 요리라고 합니다. 여기에 고추기름과 건어물 페스토를 곁들여 크리미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마치 매운탕 같은 느낌의 소스가 인상적이었어요. 해산물 베이스라 그런지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맛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우니 파스타였습니다. 녹진한 우니(성게) 파스타 위에 계란노른자로 만든 소금이 얹어져 있어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더해졌어요. 꾸덕한 소스가 인상적이었던 메뉴였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디쉬는 옥돔구이였어요. 옥돔 비늘을 바삭하게 튀겨서 간장소스와 파채를 곁들인 요리였는데, 귀한 생선인 옥돔을 겉바속촉으로 잘 구워내 식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자칫 기름질 수 있는 생선을 간장소스와 파채로 산뜻하게 잡아줘서 계속 손이 가는 메뉴였어요.
총평,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금호동 와인바 인덕상점은 흔한 파인다이닝과는 결이 다른, 독특하고 창의적인 코스를 찾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채소테린부터 복어정소 리조또, 우니 파스타, 옥돔구이까지 해산물 위주의 코스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와인 라인업도 다양한 데다 콜키지까지 가능해서, 평소 좋아하는 와인을 곁들이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옥수동, 금호동 근처에서 분위기 있는 데이트 장소를 찾고 계신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