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즐기는 오마카세, '이모카세'를 아시나요
오마카세라고 하면 보통 스시야의 세련된 카운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사실 동네 횟집에서도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명 아재카세, 이모카세, 삼촌카세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정식 스시 오마카세보다 가성비가 좋고, 무엇보다 술잔 기울이기 편한 아재로드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이에요.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보고 '어머, 이건 가야 돼' 싶어서 찾아간 곳이 바로 중랑구 중화동, 중랑역 부근에 있는 '한국횟집'입니다. 사실 중랑역 자체가 제 활동 반경에서는 꽤 먼 편이었는데, 지인이 예약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직접 다녀왔어요.
찾아가는 길과 예약 방법
이름부터 정직한 '한국횟집'은 서울 중랑구 중화동, 중랑역 부근에 자리하고 있어요. 겉모습만 보면 그냥 평범한 동네 횟집 같은데,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 '오마카세 메뉴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요. 이게 핵심 포인트인데요, 이 집은 일반 횟집으로 운영되고 있고 오마카세만 전문으로 파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예약은 문자로만 받으세요. 010-9492-3557로 문자를 보내면 되는데, 이때 꼭 '오마카세 예약'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해요. 가격은 인당 5만원이고 최소 4인 이상부터 예약이 가능합니다. 식당에 도착해서도 오마카세 손님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려야 일반 손님과 혼동되지 않는다고 해요.
기본 찬부터 츠마미까지, 코스의 시작
자리에 앉으면 기본 찬이 먼저 세팅돼요. 와사비와 막장, 소금새우튀김, 그리고 시원한 백김치까지 하나하나 맛깔나게 준비돼 있었습니다. 따뜻한 전복죽으로 속을 먼저 데운 뒤, 짭짤하게 잘 구워진 소금새우구이가 나오는데 소래포구 생각이 날 정도로 맛있었어요.
막장과 와사비 외에 저는 따로 소금도 요청했는데, 생선 본연의 맛은 간장보다 소금과 함께일 때 더 잘 살아난다고 믿는 편이거든요. 이어서 트러플 향이 은은하게 나는 차완무시(계란찜)가 나왔는데, 한국적인 분위기의 횟집에서 일식 계란찜을 먹는 기분이 묘하게 독특했습니다.
그다음엔 세 가지 종류의 츠마미가 나왔어요. 참치뱃살, 우니, 연어알에 새콤한 초대리밥(샤리)이 곁들여져서 김에 싸 먹어도 좋고 샤리 위에 얹어 카이센동처럼 먹어도 좋았습니다. 무시아와비(전복술찜)와 게우소스, 샤리 조합도 바다 향이 풍부해서 인상적이었고, 감태를 얹은 메로구이는 개인적으로 이 날의 원픽이었어요. 예전에 이자카야나 오뎅바에 가면 꼭 시켰던 메뉴라 오랜만에 먹는데도 여전히 맛있더라고요.
사시미의 힘, 귀한 어종들의 향연
츠마미가 끝나면 바로 사시미 차례입니다. 아무래도 횟집 오마카세(이모카세, 아재카세)이다 보니 스시보다는 회 자체에 힘이 더 들어가는 구성이었어요. 양도 넉넉하고 신선도와 쫄깃함이 확실히 좋았습니다.
먼저 참돔 사시미는 소금에 곁들이니 쫄깃한 식감과 씹을수록 올라오는 단맛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색이 예쁜 벤자리돔도 나왔는데, 벤자리는 수온이 20도 이상 올라가는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만 잡히는 난류성 어종이라 구하기 매우 힘들다고 해요. 흰살생선답게 쫄깃하면서도 붉은살생선 뱃살처럼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고, 6~7월이 제철이라는데 딱 그 시기에 맛볼 수 있었어요.
다음으로는 범가자미회가 나왔습니다. 범가자미는 일반 가자미와 달리 매우 구하기 힘든 어종으로, 가자미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힌다고 해요. 저 역시 벤자리돔은 꽤 먹어봤지만 범가자미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식감은 매우 꼬들꼬들하고 육질이 탄탄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었고, 씹을수록 고소한 속맛이 올라왔습니다. 이런 귀한 어종들을 인당 5만원에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집을 '서울 이모카세 갓성비 맛집'이라 부를 만한 이유였어요.
구이와 튀김, 마무리 스시까지
사시미 다음으로는 구이와 튀김 라인업이 이어졌어요. 치즈명란구이는 이 날 코스 중에서도 정말 물건이었는데, 명란은 자칫하면 쓴맛이 고소한 맛보다 앞서기 쉬운데 이 집은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의 균형을 딱 맞추고, 그 위에 모짜렐라치즈의 달달한 풍미까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습니다. 원래 횟집에 가면 스끼다시 중에서도 콘치즈를 유독 좋아하는데, 한국횟집에서는 이 치즈명란구이가 딱 그 역할을 해줬어요.
고등어구이도 겉바속촉으로 짜지 않게 구워져서 집밥 같은 느낌이었고, 가리비버터구이는 향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촉촉하면서도 버터리하게 잘 구워낸 식감과 맛의 앙상블이 좋았습니다. 이 집 오마카세의 또 다른 특이 포인트는 튀김이 다름 아닌 장어튀김이라는 점인데요, 재료 퀄리티가 좋아서 기름기와 육즙이 그대로 살아 있고, 바삭한 소리와 함께 장어의 영양분이 그대로 느껴지는 기분이었어요. 여기에 매운탕까지 곁들여지니 술이 자연스럽게 들어가더라고요.
코스의 마지막은 아부리(불향)를 절묘하게 낸 참치뱃살 스시와 광어초밥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다 먹고 나니 정말 배불러서 한 입도 더 못 먹을 지경이었어요.
추천 이유와 총평
중화동 중랑구 한국횟집 오마카세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한국형 아재카세' 감성 때문이에요. 횟집에서 술잔 기울이는 무드도 좋고, 구성이 혜자로운데 재료까지 신선합니다.
제일 좋았던 건 역시 횟감의 퀄리티였어요. 이 날 나온 세 가지 어종 모두 고급 어종이었고, 선도와 썰린 두께, 심지어 양까지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외 츠마미나 스끼다시도 전부 한국형 횟집 특유의 느낌을 살리면서 맛깔스럽게 준비돼 있었어요.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필수로 방문해보시길 권하고, 근처가 아니어도 충분히 발품 팔아 가볼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