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이후, 회 고를 때 달라진 기준
저는 스스로도 인정하는 해산물 러버라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는 '용왕의 딸래미'라고 불릴 정도로 회를 자주 먹으러 다닙니다. 그런데 일본 오염수 방류 직후에는 아무래도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는 게 예전만큼 편하지만은 않았어요. 맛집을 고르는 기준에 걱정과 안심이라는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죠.
그러다 보니 제가 자주 마실 가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횟집을 고를 때 언제부턴가 "방사능계측기"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눈여겨보게 됐습니다. 원래도 노량진 3대 맛집으로 유명했던 손선장이 이 기준까지 충족하면서 저의 따끈따끈한 원픽이 되었어요. 원픽이 된 이상 겨울 제철 방어회도 꼭 먹어봐야 했고, 그렇게 다시 손선장을 찾았습니다.
손선장 찾아가는 길
노량진 수산시장은 갈 때마다 여행 가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서울 안에 있는데도 탐험하는 느낌으로 설레며 향하게 됩니다. 지하철로 가도 되고, 저희 집에서는 시내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었어요.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바닷가 향기가 훅 풍기는 것부터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손선장을 찾아가는 지름길은 이렇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 회 센터 입구 근처에서 남3문으로 들어간 뒤, 천장에 붙은 간판들을 빠르게 살펴보면서 '활어-088' 간판을 찾아가면 됩니다. 이렇게 가면 5분 컷으로 찾을 수 있을 만큼 동선이 간편해요. 손선장은 노량진수산시장 회 코너 안에서 유일하게 3칸이나 사용하고 있는 제일 큰 매장이라, 전국 수산물시장을 웬만큼 다녀본 저도 이 정도 규모의 매장은 흔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회뿐 아니라 게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서, 제철 대게가 나올 때 다시 한번 와보고 싶어졌어요.
유일한 방사능계측기 보유 매장
손선장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안전맛집이라는 점이에요. 휴대용 방사능측정기를 쓰는 매장은 여럿 있지만, 전문적으로 만든 방사능계측기를 쓰는 곳은 노량진수산시장 회 센터 전체에서 손선장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직접 눈으로 계측 과정을 보고 나니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회를 즐길 수 있었어요.
여기에 더해 손선장은 저울치기(그램수를 속이는 행위) 없이 정직하게 장사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픽업할 때 직접 저울에 해산물을 올리고, 키오스크 화면에 뜨는 그 값 그대로 계산이 나가는 방식이라 신뢰가 갔습니다. 여기에 전용 어플까지 있어서 모바일로 미리 주문·예약해두고 매장에서는 픽업만 하면 되니, 노량진 특유의 긴 웨이팅 부담도 훨씬 줄일 수 있었어요.
대방어회 구성과 실제 먹어본 후기
겨울철이면 꼭 챙겨 먹어야 하는 버킷리스트(먹킷리스트) 메뉴가 바로 대방어회죠. 부위별 대방어회와 함께 완도김, 쌈장, 감태, 초장, 회간장, 무늬오징어, 물회 양념까지 함께 서비스로 받았습니다. 노량진 대방어 맛집으로 유명해서 방송에 나온 인물들도 인정한 곳이라는데, 10킬로가 넘게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방어만 사용한다고 해요.
원물이 산지직송이라 신선도가 눈에 띄게 좋았습니다. 특산물 산지 수협에서 직접 들여온다고 하는데, 겉보기에도 살아 숨쉬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손님이 많이 오다 보니 회전율도 좋아서 그만큼 신선도가 유지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살코기와 지방의 비율이 기가 막히게 완벽해서 씹는 맛 자체가 힐링이었고, 집에 있던 초대리 양념을 꺼내 밥과 섞어 즉석 초밥처럼 만들어 먹어보기도 했는데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조화가 훌륭했습니다.
총평 — 노량진 대방어, 왜 손선장인가
노량진 대방어 잘하는 집을 물으면 저는 주저 없이 손선장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노량진수산시장 회 1티어로 꼽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안심맛집이라는 점입니다. 전문 방사능계측기가 있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원물 자체의 퀄리티도 좋으면서 가성비까지 갖췄으니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리뷰 이벤트로 새싹삼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었는데, 이런 이벤트는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매장이나 전용 앱에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