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기와지붕이 눈에 띄는 숙대술집, 와당
최근에 한옥 대청기와가 예쁜 숙대술집을 다녀왔어요. 이름은 와당, 용산구 운효로 89길 13-14 1층에 자리한 곳으로 남영역과 숙대입구역 모두에서 걸어갈 수 있는 위치예요.
외관부터 눈에 확 들어왔어요.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창에, 기와지붕 형태로 되어 있어서 골목을 걷다가도 저절로 시선이 가는 외관이었어요. 그냥 술집이라기보다는 '한옥 술집'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인테리어 하나하나에 신경 쓴 흔적이 느껴져요. 다찌 테이블에 자개가 박혀 있고, 벽면에는 한땀한땀 공들인 자개 장식이 있어요. 샹들리에나 소품들도 하나같이 예뻐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위스키에 진심인 공간, 사장님의 디테일
벽에는 위스키를 비롯한 각종 귀한 양주 보틀이 가득했어요. 알고 보니 사장님이 바로 뒷편에서 위스키바를 별도로 운영하고 계셔서 그런지 위스키에 대한 조예가 남달랐어요.
대형 스피커도 직접 자체 제작해서 두셨고, 조명도 무드에 따라 손수 바꾸실 정도로 인테리어와 음향 모두에 진심인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디테일이 쌓여서 '와당'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구나 싶었어요.
가츠코스 메뉴 구성 — 돈카츠 오마카세
와당은 시즌제로 코스 메뉴가 바뀌는데, 방문 당시는 시즌2 가츠코스였어요. 말 그대로 돈카츠 오마카세 느낌의 코스입니다.
코스 외에도 점심특선 수제등심돈가츠(15,000원), 스팸김치짜글이(3,000원), 메로 뽈살로 만드는 고퀄 피쉬앤칩스(28,000원), 우설 스테이크(60,000원), 닭껍질 만두(15,000원) 등 다양하고 퀄리티 좋은 단품 메뉴가 많았어요.
저희가 주문한 건 가츠코스, 1인당 50,000원짜리였어요. 돈카츠 오마카세는 처음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코스 순서 — 아로마 샘플부터 항정살, 등심, 안심까지
코스 시작은 특이했어요. 제일 먼저 냉침한 차 형태의 아로마 샘플들을 보여주셨는데, 칵테일을 주문하면 여기서 고른 향이 나는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 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차이티 향을 비롯해 모든 향이 독특했습니다.
기본안주로는 알이 굵은 잣과 오븐으로 구운 대추가 나왔는데, 잣에서는 초콜릿 같은 단맛이 나고 대추는 바삭한 식감과 고급스러운 단맛이 놀라울 정도였어요. 서비스로 미도리샤워도 한 잔씩 주셨는데, 직접 만든 수제 슈가 티맆을 넣어 고전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주셔서 인상 깊었습니다.
메인 가츠코스는 항정살 카츠로 시작해요. 염도가 낮고 미네랄이 높은 말돈소금과 생후추를 곁들여 먹었는데, 항정살로 만든 돈가츠는 처음이라 신기했어요. 살 부위가 촉촉하고 튀김옷은 입에서 바삭 소리가 날 정도였습니다.
다음은 등심가츠. 겉바속촉의 교과서 같았고, 육향이 은은하면서 육질은 부드러웠어요. 이어서 나온 안심가츠는 항정살-등심-안심-감자/명란 순서로 이어지는 구성 중 세 번째였는데, 기름진 항정살에서 시작해 점점 담백해지는 흐름이 잘 짜여 있었어요. 씹을수록 담백한 육향이 배어나오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등심과 안심의 차이도 짚어두자면, 등심은 지방이 적당히 섞여 육즙과 풍미가 풍부하고 씹는 맛이 좋은 반면, 안심은 지방이 거의 없고 부드러우며 담백한 편이에요. 씹는 맛과 진한 풍미를 원하면 등심,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원하면 안심을 고르면 좋을 것 같아요.
감자·명란튀김부터 식사, 디저트까지
감자·명란튀김도 인상적이었어요. 전분이 부드럽게 올라오는 감자 식감이 오랜만이었고, 명란도 크리미하고 맛있었습니다.
식사로는 우설 스테이크가 올라간 우육면이 나왔는데, 우설이 이렇게 두꺼운 건 처음 봤어요. 부드럽고 쫄깃해서 씹는 맛이 좋았고, 우육면의 매콤함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후식으로는 깔루아밀크가 나왔는데, 크리미하고 풍미가 진해서 레시피를 알아가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위스키 페어링 코스
와당에서는 가츠코스와 함께 위스키·양주 페어링 코스를 즐길 수 있어요. 기름진 가츠와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저희는 돈훌리오 데킬라 - 조니워커 그린라벨 - 럼 순서로 마셔봤는데, 각 술의 개성이 코스 흐름과 자연스럽게 맞물려서 좋았어요.
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페어링 코스를 함께 곁들이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총평 — 재방문 의사 있는 유니크한 숙대입구역 술집
사장님의 디테일이 곳곳에 살아있는, 정말 유니크한 맛집이었어요. 숙대입구역 대표 맛집으로 꼽고 싶을 만큼 공간 자체도 예쁘고, 코스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남영역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저도 다음 시즌 메뉴가 바뀌면 꼭 재방문하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