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타오르미나인가, 시칠리아의 진주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미드 '화이트 로투스'에 백인들의 휴양지로 등장하며 유명해진 곳이 바로 이탈리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 여행 자체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안 여행객도 거의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숨은 여행지였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만족도가 높았던 여행이었다.
그중에서도 타오르미나는 '시칠리아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운 도시다. 이 도시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아간 필수 코스가 타오르미나 원형극장, 정식 명칭으로는 그리스 극장(Teatro Greco)이었다.
역사와 영화 촬영지로서의 의미
타오르미나 원형극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건축물이다. 무려 BC 3세기경 그리스인들에 의해 처음 지어졌고, 이후 로마인들에 의해 확장과 개조가 이루어졌다. 로마 시대에는 본래의 문화적 기능 외에 검투사 경기(글래디에이터 게임) 등을 위해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곳이 더 유명해진 계기는 바로 영화 대부3이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상연되는 장면이 이 극장에서 촬영되었는데, 영화 클라이맥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면이다. 웅장한 극장을 배경으로 드라마틱한 사건이 전개되면서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 장소로 꼽힌다. 지금도 매년 여름 '타오르미나 아르테 페스티벌'이 열려 클래식 음악, 오페라, 발레, 극장 공연, 현대 음악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찾아가는 방법 — 절벽 위 시내로 오르는 법
타오르미나는 도시 전체가 높은 절벽 지대에 형성되어 있고, 원형극장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와 시내는 절벽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숙소는 보통 절벽 아래쪽인 이솔라 벨라 해변 근처에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광지로 올라가려면 케이블카나 렌터카를 이용하는 편이 수월하다. 걸어 올라가는 길도 있지만 상당히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렌터카는 이용하지 않았고, 우버(택시)·케이블카·도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경험해봤다. 이날은 시칠리아에 막 도착한 직후라 피곤한 상태여서 우버를 탔고, 약 15분 정도가 걸렸다.
타오르미나 시내에는 여러 개의 '포르타(Porta, 문)'가 있는데, 고대 도시로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자 예전에는 외부 적군의 침입을 막는 방어 시설이었다. 각 포르타마다 고유한 역사와 건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중 북쪽 입구인 포르타 메시나를 통과하면 코르소 움베르토라는 메인 보행자도로가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구경하며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원형극장에 도착한다. 목적지 주소는 'Via Teatro Greco'로 검색하면 된다.
입장료와 티켓 구매 방법
입장료는 성인 기준 12유로이며, 온라인 사전구매도 가능하다. 한국에서 미리 영문 설명이 포함된 투어 상품으로 사전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필자는 현지에서 직접 구매했는데, 평일 저녁 6시쯤 방문했을 때는 웨이팅이 거의 없었다.
극장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또는 오후 7시까지로, 월별로 조금씩 달라진다. 여름철에는 공연이 열리는 날도 있으니 방문 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달 첫째 주 일요일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극장 구조와 절경, 그리고 실전 관람 팁
극장은 무대, 오케스트라(음악가들이 위치하던 공간), 관객석(케이브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형극장의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고려해 지어졌다는 점이다. 무대 뒤편으로 걸어가면 이오니아 해와 시칠리아 섬, 그리고 에트나산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해가 지면서 바다와 하늘의 색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그야말로 장관이다.
관람 팁 몇 가지를 정리하면, 계단이 많고 경사진 길이 있으니 편안한 신발은 필수다. 탁 트인 공간이라 볕이 강할 수 있으니 선글라스나 모자도 챙기는 게 좋다. 일몰 2시간 전에 방문하면 사람도 덜 많고 경관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어 추천한다. 날씨는 방문 전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하는데, 맑지 않은 날에는 시야가 가려 절경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오르미나에 도착한 첫날 비가 내려 관람을 포기하고 숙소에서 씻고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그치고 해가 나서 서둘러 원형극장으로 향한 적이 있다. 다소 흐린 날씨였음에도 사진이 잘 나와 만족스러웠던 기억이다. 내부에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도 있어 관람 후 뷰가 좋은 자리에서 간단한 디저트를 즐기기도 좋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포르타 메시나 주변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코스를 마무리하기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