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미나에서 실패 없던 먹킷리스트, 그 중 최고
이탈리아 시칠리아 동부 해안에 위치한 타오르미나는 에트나산 와인과 함께하는 미식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에요. 이곳에 머무는 동안 먹킷리스트를 여럿 도전해봤는데, 실패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곳은 5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타오르미나의 찐 현지인 맛집, 트라토리아 다 니노(Trattoria Da Nino)예요. 특히 시칠리아 전통음식인 파르미지아나가 인상 깊었던 곳이라 자세히 풀어볼게요.
위치와 찾아가는 길, 케이블카 vs 하이킹
트라토리아 다 니노는 타오르미나 해안쪽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 중심부 방향으로 올라간 뒤, 정거장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요. 케이블카 정류장부터는 약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거리입니다.
저는 케이블카 대신 직접 하이킹으로 올라가 봤는데요, 길이 가파르긴 하지만 올라가는 길 자체가 장관이고 인생샷을 남기기도 좋은 코스였어요. 무릎 사정이 괜찮다면 한 번쯤 하이킹으로 올라가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건물과 분위기, 오래된 현지인 맛집의 바이브
건물은 2층까지 있고, 위층에서는 바다뷰가 보인다고 해요. 저도 2층에서 먹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른 시간이라 열려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바로 앞이 해변이라 오션뷰와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었고, 날씨까지 도와줘서 더할 나위 없었어요.
식당에서는 정말 오래된, 찐 현지인 맛집 특유의 바이브가 가득했습니다. 식당 근처 거리 자체도 예뻐서 인증샷 스팟으로도 충분했어요.
메뉴와 시칠리아 전통요리 파르미지아나
저희는 파르미지아나, 랍스터 링귀니, 트러플 딸리아띠니 파스타에 시칠리아산 스파클링 와인 Murgo Brut 2021을 한 병 곁들였어요. 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어디서든 캐주얼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고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었는데, 덕분에 점심 시간에도 상큼한 와인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파르미지아나는 이탈리아 코스에서 식전·전채를 뜻하는 '안티파스티'에 속하는 요리예요. 캐서롤처럼 겹겹이 쌓인 베이크 요리인데, 이름만 보면 파르마 지역 음식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와 나폴리 지역의 전통 요리라고 해요. 이름의 유래는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치즈에서 왔다는 설이 있지만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재료는 가지, 토마토소스, 모짜렐라인데 정말 맛있었어요.
에트나 화산 토양이 키운 시칠리아 와인
타오르미나와 인근 휴양지는 에트나 화산 토양과 특유의 기후 덕분에 독특한 와인 산지로도 유명해요. 주로 생산되는 와인은 네렐로 마스칼레제, 네렐로 카푸치오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인데, 어느 슈퍼마켓을 가든 이 품종의 풍성한 라인업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화산 토양에서 자란 포도라 그런지 강렬한 아로마와 복합적인 맛이 향긋하게 어우러졌어요.
타오르미나 해변가에서 해산물 파스타와 함께 시원한 화이트 와인을 즐기는 것도 추천해요. 평소 와인을 즐기지 않는 분이라도 와인의 나라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시칠리아에서는 꼭 한 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스파클링으로 마셨는데 미네랄 가득한 아로마가 은은하게 퍼지면서 바다향을 머금은 랍스터와 특히 잘 어울렸어요.
실제 맛본 후기, 그리고 근처 가볼만한 곳
파르미지아나는 겹겹이 쌓인 가지와 치즈의 풍미가 역대급이었어요. 가지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랍스터 링귀니는 완벽하게 삶은 링귀니 면에 푸짐한 랍스터가 올라갔는데, 버터 베이스 소스가 신선한 랍스터의 맛을 더 돋보이게 해줬어요. 저는 트러플 딸리아띠니가 조금 더 제 스타일이었는데, 트러플 향이 정말 리치했고 면이 꾸덕하고 질감이 녹진해서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깊은 치즈 맛으로 유명한 '카치오 에 페페' 파스타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니 다음에 시도해볼 만해요. 타오르미나는 네이버에 정보가 거의 없어서 Yelp와 트립어드바이저, 구글맵 위주로 찾아봤는데, 구글맵 평점 4.5점에 후기 1,074개로 이름값을 하는 맛집이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도보 10분 거리의 타오르미나 그리스 극장(Teatro Antico di Taormina), 도보 5분 거리의 코르소 움베르토(기념품 쇼핑 거리), 도보 15분 거리의 빌라 코무날레 공원까지 함께 둘러보기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