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역 근처, 결국 다시 찾아간 일식 코스요리집
해산물과 오마카세, 스시, 사시미를 워낙 좋아해서 역삼 근처 해산물 맛집으로 알려진 곳들은 웬만하면 다 가본 편인데요, 그중에서도 유독 다시 찾게 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란수사예요.
지난번에는 간장게장과 보리굴비 정식을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일식 사시미 코스요리를 먹고 왔습니다. 구성이 워낙 만족스러워서 강남 크리스마스 식당을 찾는 분들이나 단체회식 룸식당을 찾는 분들께 꼭 한번 추천드리고 싶어 후기를 남깁니다. 웬만한 오마카세보다 갓성비가 흘러내리는 사시미 코스였어요.
위치와 매장 분위기
란수사는 서울 강남구 언주로 93길 14-3, 1층과 2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역삼역 8번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고, 발렛파킹과 주차도 가능해서 차로 가기에도 부담이 없어요.
매장은 강남 역삼역 맛집답게 깔끔한 인상이었고, 크리스마스 데이트나 직장인 단체 회식, 송년회, 상견례 등 격식 있는 자리에도 잘 어울릴 만큼 따뜻하고 쾌적한 룸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인당 15만원 사시미 A코스 구성
지난 방문 때는 간장게장과 보리굴비 정식을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인당 15만원짜리 사시미 A코스를 주문했습니다. 인근 오마카세도 거의 다 가봤고 유명한 횟집, 일식집, 포장마차까지 두루 다녀봤지만 여기처럼 구성이 혜자로운 곳은 처음이었어요. 강남 역삼 일대뿐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도 갓성비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사시미 A코스(15만원)에는 사시미(참돔, 광어, 농어, 민어, 방어, 연어, 참치 등), 가이모노(해삼, 멍게, 전복, 소라, 단새우, 랍스타회), 암꽃게장, 보리굴비, 도미머리 조림, 메로조림, 랍스타국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골든블루 하이볼(15,000원)도 곁들였어요.
숙성 사시미와 간장게장, 그리고 제철 석화
가장 먼저 나온 야채죽은 따뜻하고 고소해서 본격적으로 해산물을 즐기기 전 속을 편안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숙성 사시미는 참돔, 능성어, 광어, 참치, 대광어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숙성을 잘 시켜서인지 바다향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식감도 쫄깃했습니다. 히비끼(겉면 손질) 처리도 깔끔했어요.
란수사는 특히 퀄리티 좋은 암꽃게 간장게장과 숙성 사시미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걸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간장게장 퀄리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살이 달고 알과 내장이 신선하고 실했으며, 간도 짜거나 비리지 않았어요. 남부지방이나 태안 등 바닷가로 여행 가서 먹었던 것보다 오히려 역삼에서 더 맛있게 먹은 느낌이라, 역삼 간장게장 맛집으로 꼽고 싶은 곳입니다.
겨울이라 제철 석화도 놓치지 않았는데, 신선한 굴 위에 초장을 얹어 먹는 그 조합이 역시 좋았습니다. 곁들인 골든블루 하이볼은 달지 않고 상큼해서 해산물과 잘 어울렸어요.
안키모·고노와다부터 랍스터, 우니까지 이어지는 한상
간장게장, 숙성 사시미, 석화 다음으로는 안키모와 고노와다가 나왔습니다. 보통 아귀간(안키모)만 나오는 경우는 봤어도 해삼내장(고노와다)까지 함께 나오는 코스는 드물었는데, 숙성 사시미에 곁들여 먹으니 풍미가 한층 살아났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가이모노 구성인 랍스터회, 단새우, 전복, 해삼, 해파리가 한 상 가득 나왔습니다. 랍스터회는 이전에 부산에서만 먹어봤었는데, 이렇게 단새우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또 다른 만족감이 있었어요. 연말 힐링 미식 모임이나 크리스마스 데이트 장소로도 추천할 만한 구성이라고 느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우니와 바리바리김까지 이어졌습니다. 바리바리김은 스시 오마카세에서도 비싸서 잘 못 보는 고급 식재료인데, 우니를 싸 먹으니 풍미가 배가 되었어요. 이어 나온 랍스터 미소국은 랍스터 집게다리가 통째로 들어 있어 국물 맛이 깊었습니다.
메로조림과 도미머리구이, 보리굴비로 마무리
메로조림은 일식 이자카야에서 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라 평타 정도를 기대했는데, 란수사의 메로조림은 지금까지 먹어본 생선조림 중에서도 손꼽을 만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어서 도미머리구이와 은행볶음, 튀김이 풀세트로 나왔는데, 도미머리는 먹기 좋게 미리 발라져 나와서 편했습니다. 볼살과 턱살 등 기름지고 고소한 부위가 담백하게 구워져 있어 계속 손이 갔어요.
마지막은 보리굴비와 차갑고 상큼한 오차즈케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탄단지 구성도 알맞고, 해산물 종류별로 고급진 재료를 골고루 즐긴 느낌이라 최근 먹은 코스요리 중에서도,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를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운 한 끼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