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스시야 뿌수기, 그 첫 번째 스시마카세 역삼점
닉네임과 행보를 일치시키겠다는 목표로 "전국 스시야 뿌수기"를 진행 중인데, 우선 제가 매일 출퇴근하는 역삼부터 하나씩 다녀보기로 했습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이 스시마카세 역삼점 디너 오마카세 후기예요.
사실 이곳은 출퇴근길에 너무 자주 지나쳐서 오히려 방문할 생각을 못했던 곳이었습니다. 캐치테이블에도 입점하지 않았고 리뷰도 많지 않아서 '퀄이 괜찮을까?' 하는 의심이 늘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다녀와보니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한 끼였습니다.
예약도 수월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스시야인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던, 역삼 엔트리급 스시야라는 게 제 한줄평입니다.
위치와 분위기, 소규모 다찌석 업장
주소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94길 7이고, 역삼역 8번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소규모 업장이라 다찌석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들어가기는 어려운 구조예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만큼 셰프님과의 거리가 가깝고, 한 피스 한 피스 나오는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는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츠마미와 사시미, 독특한 구성이 인상적
차완무시부터 시작했는데, 트러플오일 향이 강하고 우마미 폰즈소스를 사용해 향이 센 편이었지만 내용물의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안키모도 달달하고 씹는 맛이 좋았고 비리지 않아 만족스러웠어요.
사시미로는 유자가루를 얹은 도미와 광어가 나왔고, 이어서 토치로 아부리한 벤자리돔과 광어 지느러미 구이가 나왔는데 겉바속촉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여름 잿방어와 가마살은 마늘간장 없이 소금으로 먹었는데 선도와 숙성도, 지방질이 딱 알맞았어요.
청어 이소베마끼는 보통 생강 향이 강해서 부담스러운 편인데, 이곳은 생강보다 채소맛이 더 강해서 좋았습니다. 사과나무로 숙성한 삼치에는 스미소 소스와 마늘크런치가 곁들여졌고, 무시아와비(찐 전복)에는 게우소스가 함께 나왔는데 계란 노른자 맛이 덜해 제 취향에 잘 맞았습니다. 제주 옥돔 구이는 껍질의 크런치함과 살코기의 담백함이 조화로워 특히 만족스러운 피스였어요.
스시 코스, 오도로가 단연 최고
스시로는 제주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새끼황돔부터 시작해, 유럽 지중해 농어과 어종인 브란지노까지 평소 접하기 힘든 어종들이 이어졌습니다. 브란지노는 기름지고 씹는 맛이 좋아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이 집의 하이라이트, 오도로. 단맛이 엄청 강했고 샤리 양도 적당히 줄여 균형이 좋았던, 이 날 코스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피스였습니다. 우니도 앵콜이 가능했는데 저는 오도로를 앵콜로 한 번 더 먹었어요. 스시마카세 역삼점은 확실히 오도로 맛집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이 외에도 고등어 봉초밥, 국내산 우니, 보리새우, 게르치 카이센동, 붕장어, 교꾸까지 다양하게 이어졌고, 고등어로 육수를 낸 온소바와 블루베리 젤리를 올린 판나코타, 유자셔벗으로 코스가 마무리됐습니다.
가격과 예약, 그리고 총평
가격은 런치 5만원, 디너 10만원입니다. 런치는 1부 11시 40분, 2부 1시 10분으로 나뉘어 있고 디너는 6시 반부터 시작해요. 역삼역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에 맞춘 런치 타임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약은 네이버 예약으로 진행되며 캐치테이블에는 입점되어 있지 않습니다. 콜키지 프리는 아니라는 점도 참고하세요.
샤리가 깔끔하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맛이라 오마카세 입문자에게 추천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흰살, 붉은살, 우니, 전복, 안키모까지 고루 나오고 사시미 어종도 독특해서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다만 후토마키가 없다는 점은 살짝 아쉬웠지만, 생선구이와 카이센동이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운 구성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