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스시야 뿌수기, 그 다음 타자는 스시산원청
역삼 스시야를 하나씩 정복해보자는 마음으로 다니다가 이번엔 스시산원청을 다녀왔어요. 스시산원청은 '스시산원'이라는 브랜드에서 파생된 스시야인데, 스시산원·스시산원 청·경·궁, 그리고 이자카야인 스시산원 반주헌까지 시리즈물이 있는 곳이에요.
시리즈로 운영되는 만큼 어느 정도 퀄리티가 보장된, 입문자용으로 좋은 스시야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스시산원청은 강남·역삼 라인 치고는 가성비가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기대를 안고 방문했어요.
찾아가는 길과 매장 분위기
스시산원청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85길 52 역삼푸르지오시티 2층 205-1호에 있습니다. 정확히 역삼역과 강남역 중간쯤에 위치해 있어서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접근이 나쁘지 않아요.
도착하면 바깥에서 잠시 대기했다가 예약 시간에 맞춰 입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찌석에 앉아 바라보는 강남 인근의 도심 풍경도 나름 운치가 있었어요. 내부 분위기는 깔끔하고 모던했고, 다찌도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기념일 방문으로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바로 인근에는 로즈할인마트가 있는데, 각종 와인·샴페인·양주를 혜자로운 가격에 파는 곳이에요. 최근엔 야장 예약도 진행하고 확장 이전을 하면서 샵&바까지 오픈했다고 하니, 스시집 가기 전 들러서 술을 미리 사가는 코스도 추천할 만합니다.
코스 후기 — 츠마미부터 사시미까지
먼저 냉옥수수 스프가 나왔는데, 가네끼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한 무난한 느낌이었어요. 위에 올라간 튀김가루의 식감이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웠습니다.
광어 사시미는 달달하고 촉촉했고 숙성도가 좋았어요. 잿방어 사시미는 기름지고 고소해서 제가 먹어본 잿방어 사시미 중 가장 맛있었던 피스였습니다. 마늘쫑을 채 썰어 곁들인 점이 독특하면서도 잿방어의 기름짐과 잘 어울렸어요.
청어 이소베마끼는 생강맛이 다소 강했지만, 백김치와 시소의 조화는 좋았습니다. 찐 전복과 문어조림 중에서는 전복찜이 훨씬 만족스러웠어요. 게우소스가 정말 제 스타일이라 바다향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반면 문어조림은 저작감 없이 너무 부드럽게 부서져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스시 코스 — 가리비관자와 오도로가 하이라이트
참돔부터 스시가 시작됐는데, 밥 온도와 와사비 양이 적당했고 샤리 양도 알맞았어요. 스가 살짝 강한 편이지만 호불호가 갈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피스는 가리비관자였어요. 따뜻한 샤리와 차가운 네타의 조화, 새콤한 스와 달달한 관자의 조화, 거기에 와사비의 매콤함과 살짝 짠맛까지 더해져서 완벽했습니다. 앵콜로 한 번 더 받아먹었을 정도예요.
참치뱃살 오도로는 마블링이 아름다웠고 입에 넣자마자 녹아 사라지는 식감이었습니다. 반면 우니는 평타 수준, 청어는 와사비가 살짝 강한 느낌이었고 전어는 레몬즙이 다소 과해서 고소함이 묻히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옥돔구이는 바삭한 껍질과 샤리의 조화가 좋았고, 후토마끼도 참치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던 기억입니다.
스시 오마카세 토막상식 — 생선별 제철 알아보기
기왕이면 좋아하는 생선이 제철일 때 스시야를 찾아가면 더 만족스러운 법이죠. 방문 당시 정리했던 생선별 제철과 일본어 명칭을 공유합니다.
참치(마구로) 1~2월, 방어(부리) 1~2월·12월, 문어(타코) 1월·12월, 광어(히라메) 1~2월, 전어(코하다) 11~12월, 도미(타이) 5월 초순~7월 초순, 가다랑어(카츠오) 5월 초순~9월 초순, 전갱이(아지) 5월 초순~8월, 농어(스즈키) 7~10월 초순, 붕장어(아나고) 7~8월·9월 초순, 새우(에비) 7~8월·9월 초순, 전복(아와비) 7~9월·10월 초순, 고등어(사바) 9~11월·12월 초순, 오징어(이카) 10월 초순·11~12월.
8월 방문 기준으로는 전갱이, 붕장어, 새우, 전복, 가다랑어가 제철이었어요. 그 외 7~8월 제철 횟감으로는 민어, 먹장어(꼼장어), 참문어, 갯장어(하모), 전복, 백조기(보구치), 한치(창오징어)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총평 — 갈만한가요?
역삼·강남 일대에서 디너 오마카세로는 상당히 가성비가 좋고 실패 확률이 적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9만원 디너에 이 정도 퀄리티면 충분히 갈 만하고, 무엇보다 콜키지가 병당 1만원이라는 점이 정말 혜자로워요. 2만원이어도 저렴하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1만원이면 굉장히 괜찮은 조건입니다.
츠마미보다는 스시 구성이 더 다양했고, 제철 생선을 잘 골라 쓰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약도 어려운 편은 아니니 역삼·강남 인근에서 가성비 좋은 오마카세를 찾는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