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오마카세, 진담리를 찾아간 이유
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스시야나 신상 오마카세를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번에 다녀온 여의도 오마카세 진담리는 '진심을 담은 요리'의 준말이라는 이름부터 눈길이 갔던 곳인데요, 엔트리부터 미들급 사이 포지션의 스시야치고 구성과 퀄리티가 너무 괜찮아서 소개하게 됐어요.
이 글은 내돈내먹, 내돈내산 후기예요. 제가 직접 예약하고 결제해서 다녀온 솔직한 경험을 남깁니다.
찾아가는 길과 업장 정보
진담리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67길 22, 태양빌딩 114호에 위치해 있어요. 여의도역과 샛강역 정확히 중간쯤이라 인근 직장인들이 방문하기 좋은 위치예요.
샛강역 2번출구, 또는 여의도역 5~6번출구에서 내려서 도보로 이동하면 10분 안쪽으로 도착할 수 있어요.
좌석은 7인 다찌석에 2인룸, 6인룸이 있고, 예약은 캐치테이블 앱으로 가능해요. 가격은 런치 49,000원(11시반), 디너 99,000원(5시반, 8시) 이었고, 주류나 음료는 필수가 아니었어요. 콜키지는 와인 보틀당 3만원, 그 외 주류는 병당 5만원이었답니다.
입구는 사실 스시야보다는 이자카야나 꼬치오뎅집 느낌에 가까운 외관이었어요. 여의도 쪽 스시야들이 대체로 좀 오래된 건물에 자리한 경우가 많은데, 진담리도 비슷한 느낌이었죠. 하지만 들어가서 다찌 좌석을 보는 순간 '아, 스시야가 맞구나' 싶었어요.
디너 코스, 처음부터 반전이었던 시작
무, 와사비, 소금과 기본찬으로 세팅이 시작되고, 이어서 차완무시(일본식 계란찜)가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대신 단호박 블루베리 푸딩이 등장했어요. 여름 특선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차갑고 달달꼬소한 식감이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차완무시를 워낙 좋아해서 여름에도 차완무시가 그립긴 했어요.
와인은 돈 아우렐리오 베르데호를 보틀로 주문했는데, 도수 12.5도 정도에 열대과일 아로마가 특징이었고, 부드러운 산미와 플로럴한 뉘앙스가 인상적이었어요.
이어서 마와 해초, 문어조림이 나왔고, 문어조림은 알싸하면서 쫄깃한 감칠맛이 좋았어요. 그다음 무시아와비(찐전복+게우소스)가 나왔는데, 보통은 밥을 곁들여 작은 비빔밥처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진담리는 밥 없이 전복과 게우소스만 내주었어요. 게우소스에 내장 향이 가득해서 오히려 제 취향에 맞았답니다.
스시 코스 — 아부리 청어와 버터소라구이가 하이라이트
본격적인 스시 코스는 자연산 도미부터 시작해서, 샤리 간과 양이 제가 원하는 만큼으로 딱 맞아 좋았어요. 이어서 잿방어 뱃살, 청어스시, 시소를 곁들인 광어, 아까미(참치등살, 스페인산 생참치), 연어알·아보카도·새우·토마토 마리네이드, 벤자리돔, 시마아지(줄무늬전갱이), 다시 생참치와 아까미 간장조림까지 이어졌어요.
개인적인 원픽은 마지막 아부리한 청어였어요. 아부리하면서 옮아온 불향이 입에 넣자마자 확 풍겨서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답니다.
그다음으로 독특했던 건 버터소라구이였는데요, 소금밭에 불을 붙여주셔서 버터향이 향긋하게 퍼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어요. 불을 끈 뒤 조심스레 버터로 구워진 소라를 꺼내 먹으면 되는 방식이었어요.
마무리는 장국과 미니 카이센동(네기도로·우니·연어알·생새우)이었고, 마지막으로 금가루를 올린 금태까지 내어주셨어요.
총평 — 엔트리 가격에 미들급 퀄리티
9만원대 가격에 금태, 시마아지, 잿방어, 우니, 카이센동, 거기에 독특한 버터소라구이까지 나오는 구성은 흔치 않다고 느꼈어요. 정말 가성비가 좋은, 엔트리 가격으로 미들급 퀄리티를 즐길 수 있는 여의도 스시야였습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예약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어요. 가격이 오르거나 예약이 어려워지기 전에, 샛강역·여의도역 인근에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